점점 게을러지는 것은 왜일까...
지난여름 벌매 육추 사진을 담았는데 결국 해를 넘겨 이제서야 탐조기를 적어본다.
해마다 반복되지만 6월부터 8월 말까지는 주말과 휴일은
집에서 멀어도 혼자서 고향 산천에서 탐조를 한다.
6월 12일 토요일 아침 일찍 고향으로 출발을 하였다.
먼저 3년 전 벌매가 둥지를 틀었던 산을 올라가 보기로 한다.
지난해에도 가보았지만 둥지는 텅 비어 있었다.
가까운 곳에서 울음소리는 들었지만 둥지는 발견은 못하였다.
맹금 둥지는 순환해서 둥지를 사용하기에 참매가 둥지를 틀던지 벌매가 둥지를 틀던지
아니면 빈 둥지인지는 올라가서 확인하면 알 것이다.
산 오를 준비를 한다.
배낭에 카메라와 먹을 물과 간식을 챙기고 장화를 신고 산 오르기를 해 본다.
초입에는 큰 나무가 별로 없어 수풀들이 무성하다.
스틱으로 수풀들을 헤치며 올라가니 수풀들은 점점 없어지고 길은 험한 길로 변한다.
6월 초순 날씨지만 덥다, 이마의 흐른 땀을 훔치며 힘겹게 산을 오른다.
중간에 한번 쉬며 물과 간식을 먹고 다시 출발을 한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직등 구간이고 길이 없는 곳이라 힘이 많이 부친다.
30여 분 올라 둥지가 있는 곳에 도착을 하였다.
참매가 둥지를 틀었다면 벌써 경계음에 요란스러웠을 덴데 조용하니
참매가 둥지를 사용하지는 않은 것 같다.
둥지를 살펴보니 정면에 굵고 커다란 상수리 나뭇가지로 철옹성처럼 둥지 수리를 하였다.
둥지를 살펴보지만 벌매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3년 만에 다시 이 둥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처음 벌매를 만났을 때처럼 큰 감흥은 없다.
사진 몇 컷 장소를 바꿔서 촬영하고 바로 하산을 하였다.
집에 와서 컴퓨터로 벌매 둥지 사진을 확인하니 포란 중인 모습 꼬리가 담겨있다.
오늘이 6월 12일 다음 달 7월 17일경 올 것을 계획을 세워본다.
7월 17일 35일 만에 벌매 둥지를 다시 찾아가 보았다.
위장 텐트를 치고 둥지 모습을 관찰하여 본다.
암컷이 유조 1마리를 품고 있었다.
3년 전에는 암컷이 보이질 않아서 걱정을 하였었다.
수컷이 먹이사냥을 가면 어린 유조는 무방비 상태가 되어서
다른 포식자에게 잡아먹히기 쉽다.
결국에는 육추 2주 때 유조는 사라지고 결국에는 실패를 하였었다.
올해에는 암컷을 보니 희망을 걸어보기로 하고 몇 컷 담고 산을 내려왔다.
그리고 매주 촬영할 때마다 항상 마음을 졸이면서 촬영을 하였다.
올해에는 꼭 이소까지 성공하길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면서 혼자서 조용히 담았다.
6월 12일부터 8월 28일까지 주말과 휴일 14일간을 차박을 하면서...
그리고 무더운 날씨에 힘겹게 산을 오르면서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게 됨을...
무엇보다도 벌매가 이소하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됨을 벌매에 감사함을 전한다...^^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하였기에 8월 28일 이소하는 날은 잊지 못한다.
내가 벌매 사진을 촬영하는 시기에 타이완의 유튜브 채널 RRG Taiwan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는 벌매 둥지를 Live stream 24시간 방송을 해서 부럽다는 생각을 하였다.
만약 올해에도 둥지를 튼다면 조류연구원들과 상의해서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